지난해 문래 지역 MAKER들을 만나면서 진행했던 MAKERS TOUR에 이어 두 번째 TOUR에 나섰다.
K-MAKERS의 멤버이기도 한 그들 각각의 기업에 대한 이야기와 생각들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첫 번째 주인공은 K-MAKERS의 회장이자 기어 가공 분야에서 베테랑인 한양기업, 정헌수 대표다.

완벽주의자 기어쟁이
기어 가공만 30년을 넘게 했다. 말이 30년이지 그 긴 세월을 한 분야를 파고들고 파고들었다는 것이다. 베벨기어, 렉기어 등등 다양한 기어의 종류만큼이나 그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한 정성을 무시할 수 없다. 남들이 하지 못한다고 손사래를 쳤던 것도 그의 손에 들어오면 어렵고 풀리지 않아도 결국에는 해결이 되었다.
당뇨환자 주사기에 들어가는 감속기를 작업할 때도 그랬고 일본, 중국 등이 실패한 조양 장치를 만들어 내는 등등. 이렇게 어려운 의뢰가 들어오면 거부할 법 한데도 될 때까지 대충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인 듯했다.
또 하나 고객과의 일화가 있다.
의뢰자 건 만드는 사람이건 시간 개념이라는 게 없었어요.
그래서 내가 처음 말했어요. 다음 날 필요하다고 하면 몇 시까지 필요하냐고
해주면 해주는 대로 기다렸던 사람들이 정확한 시간까지 제시하니 처음엔 당황도 하고 불편해하기도 했지만 그게 곧 신뢰로 돌아왔다. 제품력도 있으면서 정확히 필요할 때 받을 수 있다는 것. 신뢰를 쌓아감에 있어서도 그만의 고집스러움이 느껴졌다.
이렇게 그는 모든 면에서 자기 자신을 컨트롤하면서 가고자 하는 방향에서 흐트러짐 없이 걸어가고 있었다.

MAKER로 사는 것
MAKER라는 게 뭘까? 끊임없이 묻게 되는 스스로의 질문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첫인상은 누가 보아도 성실한 아저씨의 느낌을 풍기는 정 대표는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더욱, 아니 어쩌면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MAKER에 대한 고민을 한 사람이라는 것을 지울 수 없었다.
MAKER = 만드는 사람
쉽게 정의할 수도 있는 이 말을 수 십 년간 지켜내기 위해 도전을 해왔다. 10년 주기의 개발품이 그 땀의 결과라 할 수 있다.
본인의 입으로 실패했다고 하지만 생각을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것 그것이 메이커의 강점이 아닐까. 내 재주가 있고 또 기회도 있고 도전만 하면 되는데 안 할 이유가 없는, 만들 수 있으니까 만드는 거라고 말이다.
인류에 이바지하는
정 대표와의 이야기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이 말이었다. ‘조금이라도 인류에 이바지하는~’ 인류에 이바지하는 방법은 다양하게 있겠지만 정대표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자신이 만드는 제품으로 인해서 조금이라도 세상이 나아지길 바라는 거였다.
앞서 말했던 10년 주기로 만드는 개발제품이 그것이다. 지금 개발하고 있는 감속기 또한 그저 하나의 개발품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개발품이 완성이 되면 다양한 곳에 사용되고 나아가서는 환경오염을 줄이고 더 나아가서는 인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문득 그가 그리는 미래의 세상이 어떨지 궁금해졌다. 자신에게 엄격하지만 항상 앞을 그리고 있는 사람. 그와 함께 미래를 꿈꿔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까 한다.
